등기부등본 보는법, 근저당 모르면 손해

퇴근길 지하철에서 또 전세 사기 뉴스를 봤다.

나도 다음 달이면 계약서에 도장을 찍어야 하는데, 기사 속 피해자들도 처음에는 다 평범하게 집을 구하고 계약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밤 이상하게 잠이 오지 않았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내 손이 떠올랐다가, 몇 년 동안 모은 보증금을 잃으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까지 이어졌다.

그래서 다음 날 점심시간, 결국 직접 등기부등본을 열어봤다.

처음 화면을 보고 가장 당황했던 건 딱 세 단어였다.

표제부, 갑구, 을구

솔직히 말하면 처음엔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더라.

근데 막상 하나씩 뜯어보니까 구조는 생각보다 단순했다.

등기부등본 보는법은 세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표제부에서는 계약하려는 집이 맞는지, 갑구에서는 현재 소유자와 압류 등 소유권 관련 문제를, 을구에서는 근저당권 등 소유권 외 권리를 확인하면 된다.

처음에는 법률문서처럼 보여서 겁부터 났는데, 이렇게 나눠서 보니까 어디를 먼저 봐야 하는지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등기부등본 확인이 끝났다면, 실제 잔금이 움직이는 순서도 미리 확인해두세요.

등기부등본 확인 후 잔금 순서 보기

등기부등본 표제부·갑구 보는법

인터넷등기소에서 등기사항증명서를 열어 가장 먼저 본 건 표제부였다.

표제부는 쉽게 말하면 이 부동산의 신상정보가 적혀 있는 부분이다.

소재지와 건물 내역 등을 계약서와 대조했다. 아파트나 다세대주택이라면 내가 계약하려는 동·호수가 맞는지도 꼭 확인해야 한다.

나도 계약서를 옆에 두고 주소를 한 글자씩 짚어가며 봤다.

주소가 정확하게 일치하는 걸 확인하니까 그제야 첫 번째 걱정이 조금 내려갔다.

갑구에서는 소유자를 가장 먼저 확인한다

갑구는 소유권과 관련된 변동사항이 적혀 있는 부분이다.

여기서 제일 먼저 볼 건 현재 소유자다.

계약하려는 임대인과 등기부상 소유자가 같은지 보고, 실제 계약할 때는 신분증까지 같이 대조해야 한다.

내가 봤던 집은 다행히 등기부에 적힌 소유자와 계약 상대방이 같았다.

근데 말이죠, 이름만 맞는다고 바로 안심하면 안 된다.

갑구에는 소유자 이름 말고도 이런 기록이 같이 들어갈 수 있다.

확인 항목 쉽게 말하면 주의할 점
가압류 채권자가 재산을 임시로 묶어둔 상태 집주인의 채무관계 확인 필요
가처분 부동산 처분 등을 제한하는 법적 조치 계약 진행 전 원인 확인
경매개시결정 법원이 경매 절차를 시작했다는 의미 매우 신중하게 접근
신탁등기 부동산 소유권이 신탁회사로 이전된 형태 신탁원부와 임대권한 확인 필요

뭐니 뭐니 해도 여기서 한 번 더 봐야 하는 게 신탁등기다.

갑구의 소유자가 내가 알고 있던 집주인이 아니라 신탁회사로 적혀 있다면, 실제 누가 임대차계약을 할 권한이 있는지부터 다시 확인해야 한다.

이때 필요한 게 신탁원부다. 말이 어렵지, 쉽게 보면 신탁관계와 권한이 어떻게 정해져 있는지 확인하는 서류다.

여기까지 보고 나니 조금 마음이 놓였다.

근데 진짜 긴장되는 건 그다음이었다. 바로 을구다.

등기부등본 을구 근저당 보는법

을구에는 근저당권·전세권처럼 소유권 이외의 권리가 적힌다.

처음엔 ‘근저당권’이라는 말부터 괜히 무섭게 느껴졌다.

쉽게 말하면 집주인이 집을 담보로 돈을 빌렸을 때 금융기관 등이 잡아둔 담보권이라고 보면 된다.

그리고 여기에서 꼭 봐야 하는 숫자가 채권최고액이다.

채권최고액은 지금 남아 있는 실제 대출잔액과 똑같은 금액은 아니다. 금융기관 등이 담보로 확보해 둔 최고 한도라고 이해하면 쉽다.

나도 처음 숫자를 봤을 때 잠깐 멍했다.

“이 집에 빚이 이렇게 많다는 건가?”

싶었다.

근데 여기서 반전은, 근저당이 있다는 사실 하나만 보고 바로 위험하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는 거였다.

중요한 건 선순위 권리와 내 보증금을 같이 놓고 보는 것이다.

전세보증금 위험도는 이렇게 계산했다

예를 들어 보자.

  • 매매 시세: 3억 원
  • 채권최고액: 1억 2,000만 원
  • 내 전세보증금: 8,000만 원
  • 합계: 2억 원

3억 원의 70%는 2억 1,000만 원이다.

그래서 단순 계산으로는 채권최고액과 내 보증금의 합계 2억 원이 이 범위 안에 들어온다.

시세의 70% 이하면 무조건 안전하다는 뜻은 아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위험도를 보수적으로 보려고 쓰는 참고선에 가깝다.

실제로는 주택 유형이나 지역에 따라 경매 낙찰가가 다를 수 있고, 선순위 임차인이나 다른 권리가 숨어 있을 수도 있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요, 특히 다가구주택은 내 집만 보는 게 아니라 다른 세입자의 선순위 보증금까지 같이 봐야 하기 때문이다.

숫자를 직접 적어서 계산해보니까 막연했던 불안이 조금 달라졌다.

뭘 몰라서 무서웠던 거지, 하나씩 숫자로 놓고 보니까 오히려 내가 뭘 더 물어봐야 하는지가 보였다.

말소된 임차권등기도 그냥 넘기지 않았다

현재 기록만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거에 뭐가 있었는지도 한 번쯤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임차권등기는 임차인이 이사를 가더라도 기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유지하기 위해 법원에 신청할 수 있는 제도다.

알고 보니 과거에 임차권등기 기록이 있었다면, 그 이유를 한번 확인해보는 게 좋다.

이전 세입자의 보증금 반환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는지, 단순한 사정이었는지는 기록만 보고 단정할 수 없지만 그냥 넘기기엔 찜찜한 신호다.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이런 기록이 보이면 계약을 서두르지 말고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 이력이나 HUG 안심전세 관련 서비스 등을 통해 한 번 더 확인해보는 편이 낫다.

몇 년 동안 모은 돈이 걸린 계약인데 ‘설마 괜찮겠지’ 하고 넘기기는 싫었다.

계약 당일 등기부등본을 다시 봐야 하는 이유

나는 처음엔 등기부등본을 계약 전에 한 번만 보면 끝인 줄 알았다.

근데 말이죠, 계약일부터 잔금일까지 시간이 있다면 그 사이에 권리관계가 바뀔 수도 있다.

그래서 등기부등본은 한 번 확인하고 덮어두는 서류라기보다, 계약 진행 단계마다 다시 보는 서류에 가깝다.

확인 시점 확인할 내용
계약금 지급 전 소유자·가압류·가처분·근저당 등
잔금 지급 직전 계약 후 새로 발생한 권리변동
전입신고 이후 추가적인 등기 변동 여부 재확인

사실 이게 핵심인데, 잔금 지급 직전 확인은 빼먹지 않는 게 좋다.

계약할 때 아무 문제 없던 등기부라도 잔금일까지 새로운 근저당 등이 들어올 가능성은 있기 때문이다.

전세 계약 특약도 같이 챙겼다

등기부를 보는 것만큼 계약서 특약도 중요했다.

쉽게 말하면 집주인이 잔금이나 전입신고 전후에 새로운 담보권을 잡지 못하도록 약속을 문서로 남겨두는 거다.

예를 들면 이런 취지다.

임대인은 잔금 지급 및 임차인의 대항력 취득에 필요한 기간까지 새로운 근저당권 등 임차인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는 권리를 설정하지 않으며, 위반 시 임차인이 계약을 해제하고 지급한 금액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다.

다만 특약 문구는 집마다 상황이 다르다.

그냥 인터넷에서 문구 하나 복사해서 넣기보다는 중개사와 실제 권리관계를 확인하고, 금액이 크거나 구조가 복잡하면 전문가 검토까지 받아보는 게 마음은 훨씬 편하다.

등기부등본 보는법, 결국 이것만 기억했다

처음 등기부등본을 열었을 때는 표제부·갑구·을구라는 말만 봐도 머리가 아팠다.

근데 막상 해보니까 내가 기억할 건 몇 가지 안 됐다.

표제부 → 내가 계약하려는 집이 맞는지

갑구 → 집주인이 맞고 소유권에 문제는 없는지

을구 → 근저당 등 다른 권리가 얼마나 잡혀 있는지

아, 그리고 하나 더.

계약 전에 한 번 봤다고 끝내지 말고 잔금 직전에 다시 보기.

이게 진짜 중요했다.

부동산에서 “문제없어요”라는 말을 듣는 것과 내가 직접 등기부등본을 열어서 소유자 이름과 채권최고액을 확인하는 건 느낌부터 달랐다.

그날 화장실 칸막이 안에서 휴대폰으로 서류를 들여다보던 게 지금 생각하면 조금 웃기다.

그래도 몇 년 치 월급이 걸린 문제였다.

모르는 채로 도장을 찍는 것보다는 훨씬 나았다.

그러니까 제 말은, 전세 계약을 앞두고 있다면 등기부등본만 보고 끝내지 말자는 거다.

실제 매매 시세, 선순위 권리, 보증보험 가입 가능 여부까지 확인한 다음 계약 여부를 결정하는 게 좋다.

그리고 이게 다가 아니다.

등기부는 깨끗한데도 보증보험 가입 단계에서 걸리는 집이 있다.

오히려 여기서 처음 드러나는 위험 신호도 있다.

계약 전에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등기부등본을 확인했다면 잔금 당일 돈이 움직이는 순서까지 같이 봐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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